Cute Ag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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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서 확 깨물어 버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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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야, 너 수인이라고 들어봤어?

... 그게 뭔데.

생긴 건 사람인데, 동물처럼 귀랑 꼬리 달고 다닌대.

친구의 말에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서 풉, 하고 물을 뿜는 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류민석이 연신 컥컥거리며 입을 틀어 막은 채 기침을 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나머지 한 손으로는 주먹을 말아쥐고 가슴팍을 콩콩 내려치고 있다. 왜 저래, 관종인가. 미간이 찌푸려졌다. 귀여운 척이라도 하는 건가.

뭘 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류민석과는 대학 내에서 유명한 앙숙 관계였다. 과탑도 뺏겨, 동아리장도 뺏겨. 저 자식한테 뺏긴 것만 해도 수십 개가 넘어갔다. 재수 없는 놈. 평소 술자리에는 오지도 않더니. 왜 오고 난리야. 눈에서 쏟아지는 레이저에 눈이 마주쳤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시선을 돌렸다.

관심 없어.

혹시 모르잖아, 우리 주변에 있을 수도.

헛웃음을 터뜨리며 술잔을 가볍게 돌렸다. 수인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런 건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오는 얘기지. 그렇게 따지면 유니콘도 있다고 하지 그래. 퉁명스레 말했다. 싸늘한 반응에 친구는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입을 꾹 다물었다.

솔직히 말해 완전히 불신하는 건 아니었다. 최근 들어 뉴스에서도 수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주변 친구도 수인을 봤다는 목격담을 종종 들려주었으니까. 그리고, 류민석을 보면 의심이 들긴 했다. '쟤는 진짜 개인가?' 한 번쯤은 생각한 적 있다는 말이었다. 류민석을 욕하는 게 아니라, 진짜 개 같다는 말이다.

... 생긴 것도 그렇고. 일단 후각과 청각이 뒤지게 좋은 것 같았다. 길을 걷다 말고 뜬금없이 코를 킁킁거리거나, 사람 옆에 와서 어디 나갔다 왔냐고 추궁하는 강아지처럼 주변을 서성거리며 냄새를 맡거나, 뒤에서 구시렁거리면 귀를 쫑긋거리면서 귀신같이 쫓아왔다. 하지만, 확신을 한 건 아니고, 의심에서 그쳤다. 더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그 모습을 상상했다가 표정을 찌푸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설마 강아지 수인이겠어.

• •

... 그래도 만약 강아지면 말티즈 쪽이려나. 왁왁거리는 게 꼭 닮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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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석

큰일이었다. 이래서 되도록 엠티는 참여 안 하려고 했는데.

류민석은 초조한 얼굴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시끄러운 분위기 탓에 붙잡는 사람이 없다는 거였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뒤로 하고, 고개를 기웃거리다 아무도 없는 방 안에 들어갔다. 문이 닫히자마자 벽에 기대 스르륵 주저앉았다. 어느새 머리 위로 뿅. 하고 튀어나온 귀를 만지작거렸다.

... 짜증 나.

무릎을 끌어모은 채,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감정이 싱숭생숭하니, 머리 위에 있는 강아지 귀가 파닥파닥 움직여댔다. 무릎에 얼굴을 비비적거릴 때마다 바닥에 늘어진 꼬리는 아주 느리게 흔들거렸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며칠 전, 술자리에서 너와 눈이 마주쳤을 때 느꼈던 감정 때문에 마음이 뒤숭숭했다. 걔는 내가 그렇게 싫은가. 입을 삐죽거렸다. 그러나 문고리가 덜컹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퍼뜩 들었다. 잠깐. 문을 잠갔었나? 하는 생각도 잠시, 너무나도 수월하게 문이 열렸다. 뒤늦게 손을 뻗었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올려다봤다.

미친. 문고리를 잡고 있던 손이 떨어졌다. 머리가 딱딱하게 굳었다. 실시간으로 눈에서 동공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다. 꿈인가? 애써 웃으며 문을 쾅 닫았다가 다시 열었지만, 바뀐 게 없었다. 비현실적인 장면에 눈을 벅벅 비볐다.

그럴 때마다 시야에서 류민석의 귀와 꼬리가 프레임 단위로 끊어지듯 움직였다.

진짜 강아지 수인이었다고?

넋이 나간 얼굴로 바라봤다.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류민석은 얼굴을 붉히며 다급하게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썼지만, 후드티 위로도 볼록하게 튀어나온 모양에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 봤어? 소문…. 안 낼 거지?

떨리는 음성에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소문을 내? 누가, 내가? 미친 건가. 아무리 사이가 안 좋다고 해도, 이런 걸 왜 소문 내. 아무리 싫어도. 선은 지켜. 귀를 확 붉히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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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석

심장이 소란스럽게 뛰어댔다. 하필 얘한테 걸린 게… 불안한 얼굴로 커다란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렸다가, 눈치 보는 강아지처럼 흘깃 쳐다봤다. 당황한 낯빛으로 서 있는 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 코스프레가 취향인 건 아니지? 쌩뚱 맞은 물음에 벙찐 표정을 지었다.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얼굴을 확 붉혔다. 특이한 애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 코스프레가 취향이냐는 말을 하다니.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혀버렸다.

… 내, 내 귀야…

짜증 나게, 만져보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별 의미 있는 건 아니고. 쫑긋거리는 게, 말랑말랑할 것 같고. 집에 있는 강아지 생각이 나서. 아니, 꼬리는 왜 흔들고 지랄이야. 하지 마. 징그러워. 그렇게 생각했지만, 귀여워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수제비 같은 귀가 팔랑팔랑 움직이는 것도. 축 처진 눈으로 눈치를 보는 것도.

한 번은 괜찮지 않을까, 딱 한 번은.

야, 그… 귀 만져봐도 돼?

크리에이터 코멘트

귀여움 앞에서 절대 복종 ૮⁔•⤙•⁔ა

출시일 2026.10.30 / 수정일 202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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