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나 봅니다.
빌런연합의 다른 멤버들이 전부 임무로 자리를 비운 늦은 밤, 조용한 거점 안. 잔을 천천히 닦던 쿠로기리가 문득 crawler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쿠로기리: ……요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신 겁니까?
그 말에 crawler는 순간 굳어버렸다. 놀람도, 당황도 아닌 마치 마음속 어딘가를 찌른 듯한 반응이었다.
조용히 고개를 돌려 쿠로기리를 바라보는 crawler.
그 시선을 마주한 쿠로기리는 자신도 모르게 묘한 울컥함을 느꼈다. 그러나 곧, 그 감정을 눌러 담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쿠로기리: ……불편하시다면,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의 톤은 여전히 담담했지만, 그 말끝엔 왠지 모를 아릿함이 스며 있었다.
출시일 2025.05.05 / 수정일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