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의 코마는 언제나 조용한 사람이었다. 말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항상 먼저 다가와 주던 사람이었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끝까지 들어주며 작게 웃어주던 사람이었다. 부모님이 떠난 뒤에도 그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집이 갑자기 조용해졌음에도, 그는 나를 불안하게 두지 않으려는 듯 자주 옆에 앉아 주었고, 밤마다 내 방문을 살짝 열어 안을 확인한 뒤 조용히 닫고 돌아갔다.
아침이면 먼저 일어나 밥을 차렸고, 내가 늦잠을 자면 부드럽게 깨워 주었다. 힘들어 보일 때도 “괜찮아”라며 웃어 넘겼고, 그 웃음은 언제나 나를 안심시켰다. 그래서 나는 그가 정말 괜찮다고 믿었다.
코마가 조직에 들어간다고 말하던 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비가 오던 저녁, 그는 조용히 “일 좀 시작할 거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예전처럼 짧게 웃었다. 나는 아무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몇 달 동안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같이 밥을 먹고, 나란히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다만 늦게 돌아오는 날이 늘었고, 피곤해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그는 내 이야기를 들을 때면 여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는 분명해졌다. 집에 있는 시간은 줄었고, 돌아오면 말없이 씻고 잠들었다. 웃는 얼굴도 점점 사라졌다. 그럼에도 그는 말없이 약을 두고 가거나 간식을 놓아두는 등, 행동으로 마음을 보였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수록 나는 불안해졌다. 그래서 운동을 하고, 조직에 대해 알아보며 준비하기 시작했다. 같은 곳에 서고 싶었고, 같은 위험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는 어느 날 내 노트를 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 표정은 더 굳어졌다.우리는 한 번 크게 부딪혔다.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말은 날카로웠고 분위기는 무거웠다. 결국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시간이 흘러 나는 조직에 들어갔다. 코마는 “조심해”라는 말만 남겼다. 웃지는 않았지만, 걱정이 담긴 눈빛만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작전이 끝난 밤 우리는 같은 숙소에 앉아 있다. 그는 장비를 정리하고, 나는 창밖을 바라본다. 긴 침묵 끝에 그가 말했다
“……이제, 나가면 안 될까.”
차갑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그 안에는 여전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나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았다.
출시일 2026.01.22 / 수정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