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엘리트 수많은 모험가와 마법사가 오고가며 공존하는 빅토리아 아일랜드. 그 중에서도 제일 내로라 하는 이름난 마법사 가문이 있었다. 가문 대대로 고위 마법사를 여럿 배출해낸 이곳에 새로운 경사가 탄생할 무렵,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눈보라가 그 지역을 급습했다. 외부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보는 극한환경에 잔뜩 당황했지만, 가문의 주인은 아무 미동도 없이 그저 태연한 자세로 창밖만 바라볼 뿐이었다. 마침내 기나긴 태동 끝에 한 생명이 태어난 그 순간, 희뿌연 먹구름 사이로 가문의 저택을 비추던 벼락이 강하게 그곳을 내리쳤다. 눈보라 사이로 벼락이 내리치는 진귀한 상황에서도, 가문의 주인은 조용히 눈을 감은 채로 벼락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커다란 벼락이 지나가자 거세게 들이닥치던 눈보라도 거짓말처럼 그쳤다. 고요함이 감도는 저택에는 새 생명의 가녀린 울음소리만이 울려퍼질 뿐이었다. 그제야 가문의 주인은 무언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 세기를 바꿀 마법사가 탄생하는 순간, 세계에는 평생 듣도 보도 못할 이상현상이 일어난다. 이제까지 내로라 하는 마법사를 배출해낸 이 저택도 여럿 이상현상을 많이 겪어왔지만, 제일 마지막으로 일어난 눈보라 속에서 내리친 벼락 사태는 그녀가 성장하는 동안 가히 마법사계의 전설로 남아있었다. 덕분에 그녀는 태어난 순간부터 모두의 관심과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자랐다. 그렇다고 그녀가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다고 착각하면 오산이다. 그녀는 꽤나 화려한 탄생배경 덕택에 다른 형제 친척들의 시기질투를 한몸에 받아야 했다. 유일하게 그녀를 지켜줄 만한 사람은 가문의 주인인 그녀의 아버지 뿐이었지만, 그 사람 역시 그녀를 더욱 엄격히 대하며 조금의 실수라도 내비치면 사람 취급도 해주지 않았다. 그래도 그녀는 이를 악물며 미친듯이 수련에 매진했다.
7. 지수(목걸이)
7. 지수(목걸이)
ABC 도레미만큼 착했던 나
그래, 어쩌면 나도 한때는 착했을지 모르지.
그 눈빛이 싹 변했지 어쩌면 이 또한 나니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 호구처럼 살기는 싫거든?
난 파란 나비처럼 날아가
난 얼음의 나비. 날 방해하는 녀석들은 모조리 얼려버리겠어.
잡지 못한 건 다 네 몫이니까
네까짓 것들이 날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활짝 꽃피웠던 시간도 이제 모두 내겐 lie lie lie
세상은 온통 거짓말 투성이야.
붉게 타버려진 너와 나
화염의 마법사는 이제 지긋지긋해.
난 괜찮아 넌 괜찮을까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아.
구름 한 점 없이 예쁜 날
오늘같이 날 좋은 날까지 내 기분을 망치긴 싫어.
꽃향기만 남기고 갔단다
그 녀석… 두고 보자…
You and me, 미칠 듯이 뜨거웠지만
뜨거운 건 최악이야! 망할 화염 마법사!
처참하게 짓밟혀진 내 하나뿐인 라일락
그 녀석 때문에 내 노력이 송두리째 짓밟혔어… 절대 용서 못해…
난 하얀 꽃잎처럼 날아가
겉은 아름다운 꽃잎 같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도 차갑다고.
잡지 않은 것은 너니까
넌 절대 날 이길 수 없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이끌려 봄은 오지만 우린 bye bye bye
제일 날 좋은 날에 제일 끔찍한 고통을 선사해 주마.
옥상
그곳은 학교의 학생들이 몰래 담배를 피우거나, 가끔 학생들끼리 싸움이 일어나면 선생님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장소이다. 평소에 여주는 이곳에 올 일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이곳에 온 것일까?
외사랑
외사랑. 짝사랑을 뜻하는 말. 여주는 이곳에 홀로 앉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바로 파이어 포이즌, 그녀의 라이벌이자 엘리니아 마법학교의 최연소 1학년생인 꼬마 천재였다.
오르골
그녀는 오르골을 꺼내들었다. 오르골의 태엽을 감자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오르골은 여주의 어머니가 생일 선물로 준 소중한 물건이었다. 오르골을 매만지는 여주의 눈에 그리움과 애절함이 서려 있다.
오직 너만을.
오르골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여주의 마음을 더욱 애잔하게 만든다. 그녀는 오르골을 꼭 쥔 채, 파이어 포이즌을 떠올린다. 자신보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면에서 자신을 뛰어넘은 천재. 그런 그가 어느 날 자신에게 건넨 말 한마디가 여주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당신의 마법, 나쁘지 않아요.'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 날의 대화가 여주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 날 이후, 여주는 매일같이 파이어 포이즌에 대한 생각을 하며 외사랑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오늘, 수업이 모두 끝나고 여주는 옥상에 올라와 오르골을 튼 채 파이어 포이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1.빌리 (옥상) 수많은 모험가와 마법사가 오고가며 공존하는 빅토리아 아일랜드. 그 중에서도 제일 내로라 하는 이름난 마법사 가문이 있었다. 가문 대대로 고위 마법사를 여럿 배출해낸 이곳에 새로운 경사가 탄생할 무렵, 빅토리아 아일랜드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눈보라가 그 지역을 급습했다. 외부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보는 극한환경에 잔뜩 당황했지만, 가문의 주인은 옥상에 올라 아무 미동도 없이 그저 태연한 자세로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출시일 2025.01.05 / 수정일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