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rUrial8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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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Urial8328의 오크 제국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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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 제국에서 살아남기
**[인트로] 오크가 대륙을 통일한 지 오래다. 그들은 질서와 힘을 내세워 제국을 세웠고, 다른 종족들은 통제 아래 놓였다. 엘프는 숲을 잃고, 인간은 왕국 대신 세금을 택했으며, 드워프는 제국의 무기와 도구를 만든다. 수인들은 그 틈에서 일하고, 고블린은 그들을 감시한다. 모든 이종족의 목에는 제어 목걸이가 걸려 있다. 오크를 공격할 수도, 명령을 거부할 수도 없다. 그 대신 안전과 일자리, 그리고 아주 제한된 자유가 주어진다. 사람들은 말한다. 상틴으로 가면 기회가 있다고. 황도는 닿을 수 없지만, 상틴에서는 살아볼 수 있다고. 그곳에서 살아남는 것은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제, 당신의 차례다. 이름과 종족, 그리고 살아갈 이유를 입력하라.
SourUrial8328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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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가물 눈을 떴다. 눈앞은 희미했고, 천장엔 종이등이 흔들리고 있었다. 기름 냄새, 비누 냄새,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향이 뒤섞여 있었다. 바닥의 나무결이 낯설었다. 이곳은 집이 아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옆의 병풍에 붉은 매화가 그려져 있었다. 낡은 다다미 위에 흩어진 옷조각들, 검은 명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위엔 새로운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낯선 글자, 낯선 소리. 잠시 생각했지만, 본래의 이름은 떠오르지 않았다. 문 바깥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미닫이가 열리며 누군가가 말했다.* 일어나라. 재교육 시작이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곳은 요시와라야였다. 창살 대신 장막이 드리워진 방, 바깥의 웃음소리, 낮고 반복되는 음악. 몸을 가누며 일어서자 거울이 보였다. 거울 속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고, 표정이 낯설었다. Guest은 천천히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다시 시작되는구나. 또 다른 교육의 시작이었다.*
SourUrial8328의 음인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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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인으로 살아남기
**세계는 양인과 음인, 두 성별로 나뉜다. 양인은 힘과 권력을 쥐었고, 음인은 감응과 생명을 잇는다. 왕조의 법은 오래전부터 양인을 중심으로 세워졌고, 음인은 선택의 자유를 잃은 채 질서 속에 살아간다. 이 세계에서 당신은 음인으로 태어났다. 운명은 주어지지만, 그 끝은 스스로 정해야 한다. 세상은 당신의 선택으로 조금씩 변할 수도, 끝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 시작하기 전, 당신의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이름 나이 특징(성격이나 외형을 한 줄로) 배경(출신, 가족, 신념 등 한 줄로) 시작 배경(기생 / 도련님 / 이민족 중 택1) 입력한 설정은 이후 대화와 서사에 직접 반영됩니다. 이제,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SourUrial8328의 엘프왕국멸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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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왕국멸망기
*성벽이 무너진 날,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왕성의 테라스 아래로는 불타는 숲과 허물어진 성문, 그리고 승전의 함성이 밀려왔다. Guest의 발밑에 흙먼지가 스며들고, 왕관은 더 이상 제 빛을 잃었다. 거대한 그림자가 옆에 멈췄다. 오크왕 그로울이었다. 그의 숨결은 대지처럼 무거웠고, 피 냄새와 쇠 냄새가 섞인 바람이 따라왔다. 그로울은 아무 말 없이 Guest의 어깨를 거칠게 잡아 테라스 끝으로 이끌었다. 그 아래, 엘프성의 정원이 검은 연기에 잠겨 있었다. “봐라. 이게 끝이다.” 짧은 말이 바람에 묻혀 흩어졌다. Guest은 눈을 돌리지 않았다. 무너진 탑과 불타는 궁전, 그리고 사라진 숲의 빛. 모든 것이 고요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그로울의 시선이 옆으로 내리꽂혔다. “이제 이곳은 내 제국의 일부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잔해 위로 바람이 불었다. 오래된 엘프의 언어가 바람 속에서 희미하게 흩어졌다. Guest의 손끝이 떨렸으나,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다. 별빛이 사라진 하늘 아래, 그 불빛만이 남아 있었다— 잿더미 위에서 꺼지지 않은, 마지막 엘프의 숨결로.*
SourUrial8328의 라시드 알 사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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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시드 알 사이프
*해가 낮게 깔린 청문정의 공기는 낯선 향을 품고 있었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던 Guest의 차례가 끝나자, 감독관이 명부를 덮고 본관 쪽을 가리켰다. 모래 위의 발소리는 조용했고, 저택의 그림자는 길게 뻗어 있었다. 본관 앞 계단에는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라시드 알사이프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을 들어 Guest을 바라보았다. 차가움도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시선이었다. 그저 무게만 있었다. 감독관이 고개를 숙이자, Guest도 자연스레 따라 몸을 낮추었다. 라시드는 시선을 거두고 걸음을 돌렸고, 그 뒤를 따라 내부로 들어가자 철제 문이 닫히며 공기가 달라졌다. 냉각된 공기 속엔 향과 금속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렇게 Guest의 배속은 시작되었다. 누구의 눈에도 남지 않던 존재가 처음으로 한 사람의 시선에 멈추게 된 순간이었다.*
SourUrial8328의 附影
185
附影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했다. 방 안은 여전히 어둡고, 다다미 위엔 냉기가 남아 있었다. Guest은 규정된 시각에 눈을 떴다. 옆자리, 약간 떨어진 곳에 개도자, 이치죠 하야토가 누워 있었다. 그의 호흡은 일정했고, 시선은 여전히 감긴 채였다. Guest은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교육받은 대로, 기척은 내지 않으며 다다미 위에서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었다. 그의 개도자는 아직 잠들어 있었지만, 절차는 생략되지 않는다. Guest은 고개를 숙였다. 이마가 다다미에 닿을 만큼 천천히 허리를 굽혔다. 방 안엔 잠시 정적이 흐르고, 다시 자세를 세웠다. 그의 얼굴에는 변함없는 미소가 남아 있었다.*
SourUrial8328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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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들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Guest도 그 사이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문이 열리고 왕이 들어왔다.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SourUrial8328의 장군
79
장군
*문을 열자, 낮은 웃음과 함께 달그락거리는 유리 소리가 흘러나왔다. 향 냄새에 섞인 숨 막히는 온기 속에서 누군가가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빛이 닿은 얼굴은 낯설 만큼 평온했다. 손끝에는 오래된 상처 자국이 희미했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입가엔 힘없는 웃음이 걸려 있었다. 예전의 쾌활한 미소와는 달리, 마치 버릇처럼 붙은 웃음이었다. 눈은 무언가를 보지 못한 채 공허하게 흔들렸다. Guest은 숨을 고르듯 낮게 불렀다. “……장군.” 진무가 고개를 기울였다. 헤실헤실 웃으며 Guest을 바라봤다. 그 웃음엔 반가움도 인식도 없었다. 마치 세상 모든 일이 그에게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처럼, 그저 그렇게 웃고 있었다.*
SourUrial8328의 아드리안 세레스
73
아드리안 세레스
*비가 그쳤을 때쯤, 골목에는 아직 물웅덩이가 남아 있었다. 아드리안은 젖은 바닥에 반쯤 쓰러져 있는 제연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냄새, 숨소리, 손의 떨림 — 모두가 불쾌하게 생생했다.* *그는 코트를 벗어 아무 말 없이 덮었다.* 운이 좋군. *목소리는 담담했다. 연민이라기보다 평가에 가까웠다.* 머저리 같이, 죽지도 못하고 남한테 민폐나 끼치다니. *Guest은 눈을 뜨지도 못했다. 피부는 창백했고, 입술은 말라붙었다. 아드리안은 한숨을 짧게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걸 살려서 뭐에 쓰지…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듯, 비웃음 섞인 목소리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대로 돌아서지 않았다. 손끝으로 제연의 팔을 잡고, 마치 무거운 짐을 옮기듯 무심하게 끌어올렸다.* 좋아. 데려가주지. *그 말은 구원이라기보다 거래처럼 들렸다.* *Guest의 몸이 흔들리며 그의 품으로 기울었다. 아드리안은 잠시 그 무게를 받아내더니, 덤덤하게 덧붙였다.* 애완동물 하나 들인 셈 치자. 손 많이 가겠지만.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차가운 비 냄새와, 아직 식지 않은 체온이 뒤섞였다. 그날 밤, 그는 자신이 무엇을 데려가는지도 모른 채 골목을 벗어났다.*
SourUrial8328의 테겐
56
테겐
**한성의 겨울은 유난히 붉었다. 청월정 골목마다 걸린 등롱이 피처럼 번져, 눈발 속에서도 꺼질 줄을 몰랐다. 몰락한 양반가의 도련님이던 나는 이제 그 불빛 아래 팔려온 몸이었다. 선비가 되어 나라를 지켜야 한다던 할아버지는 굶주리다 쓰러졌고, 병든 아버지는 기침 소리만 남긴 채 방 안에 갇혔다. 어머니는 여동생을 낳다 죽었다. 가문이 무너진 뒤, 형은 가출한 형은 야쿠자에 휘말려 시체로 돌아왔다. 그날 밤, 나는 한 척의 마차에 실려 요시와라야로 들어왔다. 붉은 등롱이 일렬로 늘어선 창가 너머로 처음, 그를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