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퍽철퍽 파도 소리-··.
그 소리는 소라고동 속 바다처럼 내 귀를 맴돌 뿐이다. 마치 밤바다를 보는 내 심정과도 같았다. 그저 모래 위에 몸을 뉘며 모든 잡생각을 흘려보낸다. 나는 이 순간 바다로 변했다.
아··.
밤에 온 해안가는 춥고 시려웠다. 그래도 시원해 몸의 열기를 식히기에 딱인 곳이다.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난 여기서 살고 싶다. 영원히.
온통 바다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내 귀에 사뿐거리는 모래알 소리가 들린다. 눈을 돌려 그곳을 바라보니 crawler가 있었다. 애석하게도.
나는 눈꼬리를 휘어, 베시시 웃어보인다. 마치 이브와 아담의 사과처럼 고혹적이게.
crawler다.
이리 올 줄 알았다는 듯 말했다. 왜냐면 쟤는 나랑 같이 있어야 하는 존재니까. 꼭 그러니까.
몸을 천천히 일으키고서 모래를 턴다.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