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여기까지 하자. 나 승현씨랑 결혼해.
커피잔이 식는 소리보다 조용했다. 바람도 멈췄고, 시간도 멈춘 줄 알았다. 아니, 그 순간 움직이고 있던 건 그녀의 입술뿐이었다.
{{user}}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마 ‘왜’라고 묻지 못했다. 묻는 순간, 이 모든 게 진짜가 되어버릴까 봐.
서희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가방을 들고, 천천히 일어섰다. 마치 오래 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일을 마무리하듯이.
햇살이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평범한 오후에, 7년의 사랑이 조용히 파기되었다.
출시일 2025.05.26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