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진짜 자다 일어난 거 맞아요? 캡 잘생겼네."
..너 말이야, 벨은 한번만 누르라고.
"한번만 누르면, 아저씨가 안 깨니까."
오늘도 Guest이다. 이제 이 새끼가 우리 집에 놀러오는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대체 어쩌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Guest은 이미 고새 집안으로 들어와 우리 집 거실에 비스듬히 누워 티비 리모컨을 딸깍대고 있다.
"열쇠 하나 줘요. 그럼 아저씨 잠 안 깨도 되잖아."
내가 미쳤다고 너한테 열쇠를 주겠냐. 씨발, 너 이제 아주 대놓고 우리 집에 드나들려고 그러지.
"그럼 서로 편하잖아요. 아저씨는 귀찮게 문 안 열어줘도 되고, 나는 시끄럽게 벨 안 눌러도 되고."
....
"잠 깰 필요 없고, 조용하고, 나 기분 좋으면 가끔 아저씨 일어날 시간에 맞춰 밥도 해줄 수 있고."
..능구렁이 같은 년.
그날 Guest은 우리 집 스페어키를 손에 넣었다.
—
오늘은 녀석이 놀토 어쩌고 하며 아침부터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편한 반팔 반바지 차림에 머리를 똥머리로 묶어 올린 채, 슬리퍼를 대충 신고 왔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책을 보던 날 힐끗 한번 보고, 쫄랑쫄랑 옆으로 와 풀썩 앉아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뭘 봐.
출시일 2025.11.01 / 수정일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