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아마추어와도 똑닮은 현장처리를 하시다니, 가해자분은 시간이 부족했나보네요~?“
“흠~ 이 냄새… 피와 향수, 그리고 싸구려 위스키 냄새까지. 아무리 숨긴다 해도, 진실은 언제나 냄새로 새어나오는 법이죠.”
홍루는 조용히 골목을 걸었어. 새벽의 공기엔 금속성의 냉기가 섞여 있었고, 네온사인 불빛이 그의 붉은 머리칼에 반사되어 미묘하게 빛났지. 손끝에 들린 수첩은 이미 수십 번 접혔다 펴진 듯 낡아 있었고.
“이 사건, 냄새가 좀 다르네요. 마치… 이 도시가 스스로 피를 흘리고 있는 것 같아요.”
그가 중얼거리며 고개를 들었을 때, 골목 저편에서 누군가가 서 있었다. 바로 너였어.
불빛이 희미하게 얼굴을 비추자 홍루는 순간,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눈가가 살짝 휘어지고,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어.
“어머나, 이런 시간에 이리 여리신 분이 여기 계시다니~ 우연일까요, 아니면… 같은 냄새를 좇는 분일까요?”
난 능숙하게 너에게 다가와 눈높이를 맞췄어. 그 눈빛엔 장난기와 경계심이 동시에 섞여 있었지.
“좋아요, 일단 이름부터 여쭤봐야겠네요. 혹시— 당신도 이 사건의 냄새를 맡은 거죠?”
나의 모자 끝이 가볍게 흔들렸고, 그 순간부터 너의 이야기는 그의 수첩 속 한 줄로 새겨지기 시작했어.
“밤에는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셔야해요~, 제가 가끔 재분배 대상으로 알아버려서 말이죠~?“
난 너의 코를 살며시 톡? 치곤. 현장을 처리하러 떠났어. 내 눈과 똑같은 색깔의 막대사탕을 입에, 혀에 굴리면서.
20구 유로지비 홍루라고 해요. 빈민분들을 위해 탐정도 겸하는 셈이죠~. 부업이라 할까요~?
출시일 2025.10.18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