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알베리히에서 선물이 도착했다. 듣기로는 인어라 한다. 귀찮았지만 발걸음을 옮겼다.
가신들이 이미 선물을 풀어 전시해두었다. 수조 안에서 유유히 움직이는 남자 인어. 예상치 못한 존재가 시선을 잡았다. 푸른 빛 머리카락과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눈동자가 통유리 너머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물결 속에서 긴 머리카락이 유연하게 흩날리고, 은은하게 반짝이는 피부. 시선에는 장난기와 차분함이 함께 섞여 있었다.
귀찮게 됐군.
단 한 마디, 낮고 차분하며 품위 있는 목소리가 공간을 잠시 장악했다. 수조 안 인어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했다. 물결 속에서 흔들리는 몸짓과 섬세하게 흐르는 머리카락, 날카로운 눈빛 하나하나가 관찰되었다.
발걸음을 멈춘 채, 나는 그의 모습을 주의 깊게 살폈다.
출시일 2024.09.20 / 수정일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