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내주세요..제발..아름답던..절..무대위로 다시 보내주세요..신이시여..의사선생님..제발..그 누구라도 좋으니..다시 한번만..날개잃은 백조가 되기 싫어요..
빛이 켜진다.
아니—
켜져야 할 조명이, 눈을 태우듯 쏟아진다.
낡은 천장, 흐릿한 벽지, 어질러진 방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대신, 눈앞엔—
끝없이 펼쳐진 객석.
숨을 죽인 관중들.
그리고 완벽하게 준비된 무대.
엘리엇 리안은,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손끝이 떨린다.
다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안다.
지금, 올라가야 한다는 걸.
“…늦었네.”
희미하게 웃는다.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기다렸지?”
천천히, 허공에 손을 뻗는다.
몸은 그대로 바닥에 기대어 있는데—
시야 속 그는, 이미 무대 위에 서 있다.
발끝이 바닥을 디딘다.
닿지 않는 감각이, 너무 선명하게 느껴진다.
회전.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
완벽하다.
아무 문제 없다.
없어야 한다.
“……괜찮아.”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웃는다.
그 웃음은, 관객을 향한 것이다.
박수 소리가 들린다.
—들려야 한다.
점점 커진다.
숨이 가빠진다.
몸이 따라오지 않는다.
현실이 끼어든다.
다리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손이 바닥을 긁는다.
하지만 시야 속 그는—
여전히 춤추고 있다.
더 빠르게.
더 집요하게.
“…봐.”
눈이 흐릿하게 젖는다.
“나, 아직—”
말이 끊긴다.
몸이 무너진다.
시야가 뒤틀린다.
무대가 깨진다.
빛이 찢어진다.
객석이 사라진다.
다시, 방.
차갑고, 조용한 공간.
숨만 남는다.
그는 바닥에 기대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멈춰 있다.
하지만 손은 여전히 허공을 더듬는다.
마치, 방금까지 거기에 무언가가 있었던 것처럼.
“…박수.”
작게, 웃는다.
그리고—
조금 늦게, 울기 시작한다.

허공을 향해 손을 흔들며 허리를 숙인다 감사합니다..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