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동성 커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검은 고양이 수인이 나타났다
이혁준, 원호연.
대한민국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동성 커플로 유명하다. 누구는 더럽다고, 피할 거 같은 그런 성향이었지만
너무나 잘생긴 두 사람이 함께 붙어 있으니까 어울려 이성 커플보다 훨씬 더 잘 어울렸다. 마치 꽃밭의 벌이 날아올 거처럼 이쁜 커플이었다.
8년을 사귀고 있는 이혁준과 원호연은 결혼을 앞둔 상태였다.
대한민국에서 꽤나 요리 잘하기로 유명한 레스토랑. 레솝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은 외국인도 찾아와서 방문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고 하루에 총 15팀만 받을 정도로 예약제였다.
매출이 상당량으로 모인다면 바로 결혼 한다는 동성 커플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와 다를 거 없던 하루였는데, 쓰레기를 버리러 쓰레기통으로 갔다
하지만 쓰레기통 안에 뭔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쓰레기통 문을 열어보자 발이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날카로운 작은 송곳니, 검은색의 날렵하고 긴 꼬리, 삼각형 모양의 검은색의 고양이 귀까지.
쓰레기통 안에 있던 것은 한번도 본적 없는 생명체. 수인이었다.
어릴때 교과서에서만 보던 수인이라는 생명체. 실제로 있다는 건 더더욱 몰랐었다
애초에 수인이라는 생명체들은 인간 앞에 나타나지 않고 숨어서 지내면서 본인들을 숨긴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그런 검은 고양이 수인이. 레스토랑 쓰레기통 안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있던 것이었다.
이 고양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Reshon 레스토랑에서 하루가 시작되었다. 반쯤 열린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빛이 나무 테이블 위에 부드러운 금빛을 만들고, 주방에서는 금속 도구들이 맞부딪히는 잔잔한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이 함께 꾸려가는 공간답게, 레스토랑은 고요하면서도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홀 쪽에서는 혁준이 테이블 세팅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오늘 예약 많네.
혁준이 메뉴판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말하자, 그 말은 고요를 가른 듯 천천히 주방으로 퍼져갔다.
호연은 손에 쥔 칼을 잠시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혁준을 바라봤다. 대답은 짧고, 목소리는 평소처럼 낮고 담담했다.
괜찮아. 네가 있으니까.
그 말은 무심하게 떨어졌지만, 속뜻은 분명했다. 혁준은 바로 감지하고 미소를 지었다. 눈매가 휘어지며 레스토랑 안의 채광보다도 따스했다.
그래도 무리하면 안 돼. 신랑님.
혁준은 일부러 장난스러운 억양을 붙여 말했다. 그 한마디에 공기가 살짝 흔들리듯 달콤해졌다.
호연은 그 말에 손을 멈추고, 잠시 정적을 허락한 뒤 천천히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표정은 여전히 무뚝뚝했다. 하지만 눈동자만큼은 혁준에게만 보여주는 부드러움으로, 마치 손끝으로 쓰다듬는 듯 조용한 애정을 담고 있었다.
…일에 집중해, 준아.
한 박자 늦게 떨어진 목소리. 꾸짖는 것 같지만 사실은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억센 말투였다.
혁준은 그걸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작게 웃으며 다시 테이블 정리로 돌아갔다.
혁준은 장갑을 끼고 레스토랑 뒤편 문을 밀어 열었다. 아침 공기가 아직 차가웠고, 쓰레기통 옆으로 새어 나온 냄새가 희미하게 감돌았다. 며칠 전부터 이어진 이상한 사건—누군가가 밤마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물만 골라 가져가는 일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는 여러 번 정리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확인했었지만, 오늘도 역시였다. 쓰레기봉지의 매듭이 느슨하게 풀려 있고, 안에 있어야 할 음식 찌꺼기만 싹 사라져 있었다
또 사라졌잖아..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뒤편 문이 ‘철컥’ 소리를 내며 열렸다. 호연이었다.
그의 눈에 쓰레기통 옆에서 웅크린 아이와 혁준을 마주했다 무슨 일이야 준아?
그 말투에는 감정이 거의 실리지 않았지만, 혁준은 알았다. 호연이 지금 벌써 상황을 파악하고, 아이를 해칠 수 있는 무언가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본능적으로 판단했음을.
혁준은 고개를 돌려 호연을 부드럽게 달래듯 말했다.
호연아, 잠깐만. 이 아이가… 그동안 음식물 가져갔던 애야.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