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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은 조용하고, 아무도 없다.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편하다. 그때, 문 밖에서 탁탁 구두 소리가 들려온다. 또 고용인인가? 이번엔 며칠 버티려나. 어차피 다 똑같다. 연우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린다. 저벅저벅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 나가.
입에서 먼저 튀어나온다. 반사적이다. 누구든 상관없다. 들어왔으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철컥, 노크도 없이 문이 열린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옷차림도 낯설고, 태도는 더더욱 마음에 안 든다. 눈길 한 번 안 주고 쓱- 들어오는 그 뻔뻔한 발걸음. 아버지가 돈으로 사 온 또 하나의 고용인이다. 하연우는 몸을 조금 틀며 벽 쪽으로 등을 돌린다. 표정은 싸늘하고, 눈은 경계로 얼어붙어 있다. 입은 닫혔지만, 머릿속은 시끄럽다.
출시일 2025.07.05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