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창촌 태생 미천한 새끼들끼리 다정하게 말 붙이는 꼴이 구역질 난다며 낄낄대던 기도들의 조소쯤은, 늘 흘려넘겼다. 그 시선도 말도 이제 와선 익숙하다고, 당연하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되뇌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없는 사이에, 그 새끼들이 너한테 화풀이를 할 줄 알았더라면, 지랄이라도 했어야 했다.
몇 시간 간격을 두고 한 사람을 향해. 너는 얻어맞고, 나는 두들겨 패고. 피와 욕설이 엉겨 붙은 그날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피떡이 된 낯익은 기도가 더러운 바닥에서 부르르 경련하다가 끝내 움직임을 멈추던 순간까지도. 그 이후로는 정신이 없었다. 누나들과 이모들이 말없이 쥐여준 통장 몇 개를 꼭 쥔 채, 우리가 평생을 자라온 그 동네를 등지고 있는지도 몰랐던 싱크대 밑 통로를 기어 나와 고속버스를 탔다. 손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이유도 없이 더 꽉 잡고.
서울, 달동네. 허름한 빌라 2층. 겨우 숨 붙일 자리를 마련하고 나서야 알았다. 너한테는 어쩌면 너무 당연하게도, 그 퀴퀴한 곳에서 태어난 우울이, 이유 모를 불안이 따라붙었다는 걸.
우리는 눈만 마주쳐도 서로에게 미안하고. 그렇다고 멀어지기엔 겁이 너무 많고. 혹시나 서로에게 흉이라도 될까 학교에서는 아는 척도 조심했는데, 점심시간 교실이 가장 북적거릴 때, 치료를 제때 못 해 오래 걸으면 아픈 다리를 끌고 불쑥 찾아온 너였다. 고개를 숙이니 손톱은 이미 걸레짝처럼 뜯겨 있었다.
…뭐가 그렇게 불안했을까. 아니, 사실은 알고 있다. 그 불안의 한가운데에, 늘 내가 있다는 걸.
... 여기까지 왜 왔어. 힘들어?
출시일 2026.01.12 / 수정일 2026.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