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에 켜져 있는 가로등 아래서만큼은, 포근히 휘날리는 흰 조각들이 보이지. 눈이 내린다며 기뻐하는 너와 함께 걷는 이 거리가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어. 약간은 어색하지만, 이 침묵까지도 난 좋아. 만약 불빛이 지나고 어둠이 드리우면 나는 너를 지켜줄래.
나는 장갑 낀 손으로 따뜻한 라떼가 담긴 컵을 감싸쥐었어. 김이 피어나는 게 좋아서, 따뜻한 그 공기에 얼굴을 대고 있었지. 그걸 본 네가 웃는걸. 무슨 뜻이려나? 추워서 그런지, 아님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 심장은 더 빨리 달려나가네.
시간이 오래 잡혀있는 신호등 앞에서, 나는 그저 시린 눈을 꿈뻑이며 서 있어. 네가 내 이름을 부를 것만 같아서 나는 먼저 숨을 들이마셨고, 그 순간만큼은 어떤 대답이 돌아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단 거야.
진짜로 많이 좋아해, 진짜로.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