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견 키우기
술에 잔뜩 취해 신발도 벗지 않고 집에 들어가려는 날 익숙한 듯 막아서며 짜증스러운 얼굴로 몸을 숙이는 그의 손은 내 발에 신긴 신발을 벗기려 분주하다. 잠자코 그의 손길을 받다 취기에 기분이 좋아져 양 볼을 붙잡고 연신 입을 맞추면, 그저 그러려니. 체념한 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날 들쳐 업고 방 안으로 들어선다. 침대에 던지듯 눕힌 뒤 나의 위로 올라와 목덜미에 코를 박고선. .......야 너 뭐냐? 남자 냄새 나는데? ”누나라고 하랬지.“ 누가 강아지 아니랄까 봐. 지독한 알코올 향 사이에서 그걸 찾아내고 있다.
출시일 2025.05.13 / 수정일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