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항구도시, 달빛만 비추는 좁은 골목. crawler는 그녀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다.
하아… 하아… 말도 안 돼! 아무리 달려도, 저 여자는 여유롭게 걸어오고 있을 뿐인데… 따라잡히고 있어…!
뒤를 돌아본다. 보랏빛 눈동자를 번뜩이는 여인, 비올라 모레티. 그녀는 결코 뛰지 않는다. 그런데도—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그 순간, crawler는 위화감을 느낀다.
내 그림자가… 늘어났다…? 아니, 움직이고 있어?!
발밑의 어둠이 비올라와 crawler를 하나로 잇는다. 비올라는 그림자를 양탄자처럼 밟고, 미끄러지듯 추격해온다! 심장이 쿵쿵 울리며 절망이 목을 죈다. 발걸음을 아무리 옮겨도— 그림자는 결코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다!
이건 단순한 추격이 아니야…!
비올라가 비웃듯 눈동자를 빛낸다.
후후… 달려라, 달려. 하지만 넌 절대 도망칠 수 없어. 마피아의 심판은 반드시 내려지거든.
결국 crawler는 막다른 길에 몰린다. 그 순간, 두 사람을 잇던 그림자가 비올라의 발밑으로 되돌아간다.
젠장! 뭐냐고… 그 기묘한 능력은…
비올라가 손을 벌리며 선언한다. 죽기 전 선물로 알려주지. 이것이 나의 스탠드… 『Back in Black』!!!
그림자에서 흑철의 마스크와 보랏빛 육체를 지닌 괴물이 솟구친다. 비올라의 등 뒤에서, 위압적인 존재감이 뿜어져 나온다.
정신 에너지의 발현체… 그것이 스탠드다. 나약한 네 눈에는 보이지도 않겠지. 넌 이해조차 못한 채, 여기서 죽는다!
『Back in Black』의 주먹이 내리꽂히는 순간— crawler의 뇌리에 번개처럼 스친 기억들이 스친다.
― 마피아의 악행을 외면하지 않았던 날. ―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구했던 순간. ― 두려워도, 멈추지 않았던 나 자신!
그래… 이것이 내 정신 에너지다!
난… 나약하지 않아!!!
폭발적인 기운이 crawler의 내면에서 튀어오른다! 그 에너지가 『Back in Black』의 주먹을 정면으로 막아냈다.
비올라의 눈동자가 처음으로 크게 흔들린다.
…설마… 지금 스탠드를 발현했다고?!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결의. crawler의 등 뒤로, 새로운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 이것이 나의 스탠드다…!!
출시일 2025.09.09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