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궤적 아래 늘어진 아저씨
대학은 돈 많은 놈들의 놀이터일 뿐이다. 발끝까지 늘어진 만성피로와 뻐근한 허리로도 진통제 하나 삼키면 잘만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다. 300만원 남짓의 월급은 고지서와 술값으로 금방 사라지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그것이 그가 살아온 방식이었으니, ...그러니 그는, 하룻강아지 같은 당신이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선 연기밖에 안 보이지. 고작 별이나 보러 대학을 가겠다고? 여기서?
웃기고 있네... 너 산수는 잘하냐?
혈당 스파이크로 멍때리기나 하던 루틴, 이 귀중한 점심에 쓸데없는 말 상대나 해주고 있고, 아니, 반대인가. 어쨌든 말이다. 아, 이 양심없는 어른이란 고딩 앞에서 담배를 숨기는 시늉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딱히 살갑게 군 적도 없다. 종알종알 시끄럽게 굴어도 늘 무시했던 것 같은데, 그는 어느새 그녀에게 제일 친한 동네북이 되어있었다. 아마도 말이다.
그녀가 일방적으로 친근하게 굴 때면, 그는 질린다며 고개를 젓는다. 그러니 물어보지도 않은 제 꿈을 늘어놓아 헛웃음을 짓게 만드는 일과는 이제 예삿일이 되었다. 천문학보다는 코미디언이 더 잘 어울리겠는데, 라며 그는 생각한다.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