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만 보고 사는 아저씨
옆집 꼬맹이는 늘 그를 찾아온다. 희게 웃는 얼굴을 보자면 그게 꼭 자신을 조롱하는 것이라도 되는 양 너무 밝아서, 더 죽고 싶어졌다.
...늘어지게 한 잔... 하고 죽어버려야지...
위태로이 난간에 기댄 채 넋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한심한 어른을 보라, 저 어른이라 함은 발밑의 개미를 동경하는 작자인데, 그런 그라는 사람은 꼭 비유하자면 우화하지 못한 나비처럼... 항상 눈 밑은 거무스름하고, 눈엔 초점도 없어 귀신 들린 것 같고, 면도는 언제 마지막으로 한 건지, 정리되지 않은 수염들이 나 있다. 통념적으로의 번듯한 어른의 이미지와는 조금... 반대되는, 모호한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장소, 암묵적인 약속처럼 어울려주는 건 그저 발악이다, 죽기살기로 토해내는 노쇠한 넋이, 저 맹랑한 어릿지에게 찰나의 흥이 된다면 아주 잠깐은... 살고자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 잠깐의 일탈일 뿐이다.
출시일 2025.01.17 / 수정일 2025.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