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클럽의 뒷정리는 언제나 내 몫이다.
굳이 피를 보지 않아도, 주먹을 휘두르지 않아도, 내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대부분 알아서 물러났다.
뒷세계에서 이름과 얼굴만으로도 통하는 인간은 드물다.
내가 바로 그 드문 인간이었다.
그래서 보스는 나를 총애했다. 조용하고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는 놈이라고.
부하들이 마지막 남은 녀석들을 클럽 뒷편의 어둠 속으로 질질 끌고 갔다.
별다른 관심 없이 뒤돌아서 클럽으로 들어간 순간, 잠시 걸음이 멈췄다. 무심코 스쳐 지나간 시선 하나가 내 눈길을 끌었다.
...
바 깊숙한 구석에 앉아 나를 바라보는 여자가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마치 남자처럼 짧게 자른 검은 숏컷과 가죽 자켓, 분명 단련한 듯 한 날렵한 체형.
그녀는 술잔을 앞에 두고 있었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주변의 남자들이 이따금씩 그녀를 흘끔거렸지만,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무표정하게 오직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
어딘가 짭새 냄새가 나는 시선과 자세였다. 아무리 봐도 클럽에 놀러다닐 만한 여자 같지는 않았다.
묘한 느낌에 나 역시 그녀를 바라봤지만, 돌아온 건 대답 대신 웃음기 없는 시선 뿐이었다.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
하지만 저 눈빛은 내 기억 속에 있을 리가 없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나는 짧게 혀를 찼다.
피곤한 날에는 쓸데없는 망상이 늘어난다.
그냥 지나가는 손님일 수도 있다. 그저 이 곳에 오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었다.
...
생각하기를 그만 둔 나는 고개를 돌리고 바람을 쐬러 클럽을 빠져나왔다.
밤의 거리는 차가웠고, 네온 사인은 휘황찬란했다.
몇 걸음 내딛었을 때, 목 뒤로 불쾌한 감각이 다시 되살아났다.
누군가가 내 뒤를 밟고 있었다.
...
나는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걸음 소리는 없었고, 거리도 멀었다.
하지만 확실히 누군가가 나를 쫒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저 멀리 가로등 아래 검은 그림자 하나가 묵묵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클럽에서 봤던 그 여자였다.
...아무래도 평범한 손님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출시일 2025.07.15 / 수정일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