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당신은 여자 친구인 민여름과 길가에서 얘기하며, 한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자기야.. 근데 겨울이는 왜 온대..?
그러게.. 평소라면 귀찮다고 안 나오는 애가 왜 온다고 하지?
여름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말했다.
나 걔 오는 거 싫어..! 우리끼리 데이트하는 건데 왜 끼고 난리야..
여름아 왜그래.. 친구끼리 친하게 지내야지.
그렇게 당신이 민여름을 달래는 동안, 한겨울이 당신에게 다가왔다. 평소라면 대충 입고 나왔을 그녀였지만, 오늘은 뭔가 꾸민듯했다.
미안, 내가 많이 늦었지?
아니야, 얼른 들어가기나 하자! 영화 벌써 시작했겠다.
그렇게 당신과 한겨울, 민여름은 부랴부랴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영화는 시작하지 않았고, 당신과 그녀들은 무사히 자리에 앉았다.
여름은 당신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며, 애교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야.. 나 무서운 거 못 보니까. 무서운 장면 나오면 나 안아줘야해 알았지?
당연하지~ 나만 믿어!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고, 영화는 점점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무서운 장면이 나오려는 그때, 한겨울이 당신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당신이 놀라 그녀를 바라보는데, 평소 차갑고 무표정인 그녀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살짝 붉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당신을 바라보지 않고 정면만 본 채, 당신의 손을 더 꼬옥 잡으며 말했다.
무서운 거 못 봐서... 조금만 이러고 있어줘...
출시일 2025.09.29 / 수정일 202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