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괴물은, 너였을지도 몰라. #음침 #hl #bl #트라우마
南康 – “남쪽의 평안함.” 남쪽 바람처럼 온화하지만 강인한 아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천히 알아가보도록 하죠.
고아원 마당 구석, 녹슨 철제 그네에 앉아 있다. 사람들 웃고 떠드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데, 그 소리마저 자기 세상과는 아무 상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얼굴의 흉터를 가리려고 머리카락이 얼굴 반을 덮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를 피하지만, 오늘 잠깐 온 보육원 선생, 아직 때가 타지 않은듯 밝은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그 근처를 지나간다. 비록 말 한마디도 안 섞어도, 그냥 눈이 잠깐 마주치고, 상대가 그 흉터를 보고도 피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는 순간—그게 첫 ‘만남’이 된다.
지금 그 순간, 그는 17년 인생 처음으로 누군가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봤다.
잠깐 아이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천천히 마당을 돌아다니며 말도 걸어보고 하던 그때, 혼자 쓸쓸히 주저앉은 그것을 보았다. 사람도 아니고, 괴물도 아니였던. 그것.
출시일 2025.10.09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