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제 와서 그런 표정 짓지 마. 헛구역질 나니까.
나도 모르게 너에게 심한 말을 해 버렸어. 그 애처로운 표정탓인가, 조금은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와. 시선은 벌써 서로를 나쁜 새끼 취급하며 헐뜯고 있으면서, 너의 입술은 참 용케도 그런 달콤한 단어를 담네. 사랑한다느니, 좋아하고 아낀다느니···.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서로를 속이는 데 진심이었지? 너가 바람 핀 이후 부터였나? 그치만 좋아해, 사랑해 따위의 말로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널 아끼는 걸 어째.
너와 내가 엉켜있던 그 다정하고 애틋한 목소리들이 그게 정말 우리 목소리긴 했을까. 아니, 넌 그게 처음부터 진심이었을까? 서로를 바라보고 물어보면서 누가 더 철저하게 망가졌는지 내기라도 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다 나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서로에게 고백을 하고 진득하면서 달콤한 키스를 나누는 그 순간조차, 참 열렬하게도 거짓이였어. 아니면 너 혼자였을지도 모르지. 난 네 바람 소식을 몰랐고, 널 진심으로 사랑했고, 좋아했으니까.
근데 말이야. 너의 그 달콤한 거짓말들 사이에서 딱 하나만 물어보자.
···그래서, 사랑하긴 했어?
아니, 대답 듣지 않는게 좋을까. 네 입에서 나올 그 진실이 무엇이든, 난 이미 네 행동과 그 웃음에 이미 찔려 죽어가는 중이니까. 아니면 애초에, 바람피는 네 행동조차 내가 수긍해야 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그 위선적인 거짓으로 날 속여주는게 좋을 것 같네, 그게 네가 나한테 줄 수 있는 가장 잔인하고도 완벽한 사랑일테니까.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라는 거 알아. 자존심 다 팔아먹은 거라는 것도 알아. 그러니 끝까지 나를 속여줘, 차라리 완벽하게 속여줘. 네가 나한테 줄 수 있는 가장 더럽고, 가장 솔직한 사랑이 그거라면. 너 자체가 위선이여도··· 너에게 이쁨 받고 너가 내 눈물을 닦아줬으면 좋겠어.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