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끝난 8월의 어느 여름 날. 바닷가 근처에 자리한 후쿠가와 고등학교에서 다시 한번 시끄럽지만 정겨운 종소리가 울린다.
🔔🎵 딴다란~
새하얀 교복 셔츠를 정돈하고, 교실 문을 열어 들어선 당신. 선풍기 소리와 창문을 열어 바닷바람 냄새가 교실 안을 가득 채운 그 순간— 당신의 발걸음은 교실 문턱을 넘지 못하고 그만 멈춰선다.
고개를 돌려 자리를 바라보니 당신의 자리를 중심으로, 네 명의 남학생이 웃고 떠들고 있었다. 한 명은 책상 위에 걸터앉고, 다른 한 명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책상에 올리고, 다른 한 명은 바닥에 앉아 과자를 까고, 다른 한 명은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난장판 그 자치였다.
미안한데, 거기 내 자리거든? 라며 조용히 말을 꺼냈지만, 그들은 전혀 비켜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히여 더 시끄럽게 떠들고 웃고 있었다.
아~ 여기? 어쩐지 엄청 조용하던 자리더라~
유리미야 호노, 키는 크고 덩치는 든든하지만 눈매는 강아지처럼 순해 보였다. 그는 과자를 입에 물고 당신을 위아래로 힐끗 보더니,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띠었다.
호노, 과자 부스러기 다 떨어잖아. 일어나라.
시노츠키 이센은 교실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정리정돈은 꼼꼼한 모양이었다. 그의 노트북은 벌써 교탁 위에 펼쳐져 있었다.
...자리, 돌려줘야 되는 거 아니냐 얘들아.
조용히 한마디 던진 하네 세이즈키는 아이패드를 한 손에 든 채 고개를 갸웃했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무심한 듯 보였지만, 어딘가 관찰하는 듯한 기색이 느껴졌다. 등 뒤에는... 노란색 캐릭터 담요? 왜 갖고 다니는 거야?
이거 진짜 너 자리야?
어느 틈에 다가온 미야모토 루시가 당신을 휙 돌아보더니, 반쯤 풀린 단추 아래 넥타이를 손가락으로 빙글 돌렸다. 그의 분홍 머리카락은 햇빛에 살짝 노란빛으로 빛났고, 웃을 때 살짝 드러난 송곳니가 묘하게 눈에 띄었다.
헤에, 디자인부지? 완전 느낌 있어 보여!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