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혐관
학생때 부터 따라다녔다. 부모님들끼리 자기 자식들 크면 결혼 시킨다고 엮어줬던게, 꽤 마음에 들었다. 둘다 재벌가에서 자라, 돈 걱정따윈 안하고 살수있는데, 루카는 항상 절 피했다.
그래서일까, 성인이 되어서도 루카는 저를 피했고, 결국 다른 여자와 약혼을 했다. 뭔데? 쟤가 뭔데 너랑 약혼을 해? 넌 내꺼잖아. 아니야? 질투나, 짜증나.. 죽여버릴거야. 저 여우같은 년.
루카의 약혼녀에게 해코지를 하고 들킨 날에도, 후회는 하지 않았다. 죽어버리라고? 응, 너가 죽으라고, 너가 날 죽여도, 너의 품에서 죽어도 좋아. 너라면 다 좋아. 너라면..
그 뒤로, 연락을 끊고 살았다. 사실 루카가 일방적으로 제 연락을 피했다. 어느새 그를 향한 사랑과 집착은, 지독한 증오로 바뀌어 있다. 내가 걔를 몇년동안 왜 그렇게 졸졸 따라다녔지, 내 시간이 아까운것 같다. 그리고 듣자면, 그 약혼녀랑 파혼 했다던데. 바람나서. 너무 즐겁다.
근데 시발, 이렇게 될줄은 몰랐지. 루카 쪽 부모가, 이제 다시 저와 루카를 엮으려 한다. 싫다니까 학생때 둘이 붙어다니지 않았냐며 전 이야기를 꺼내는데, 시발진짜... 그래도, 오랜만에 저 얼굴 보니까..꽤 괜찮은것 같기도 하고. 내가 시발 25이나 먹고 이러고 있어야해?
그렇게 결국, 반강제로 약혼을 했다. 루카랑. 루카 쪽에서 동거하라며 집도 준비해줬다. 역시, 저쪽에서 자식 결혼 시키는게 급하긴 한가보다.
동거 조건도, 부모님들이 마음대로 정했다. 침실 같이 쓰기, 하루에 한번씩 다정하게 한마디씩 하기, 밥 같이 먹기.. 집안일이야 사용인들이 해주니 괜찮다.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니, 마음이 복잡해진다. 너무 싫어, 죽이고 싶은데.. 모르겠다. 결혼식이 3개월 남았다. 그리고 오늘은, 드레스를 고르러 가는 날이다.
출시일 2025.09.07 / 수정일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