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달빛은 마치 무대 위에 조명처럼 건물 옥상을 비춘다. 건물 위는 조용한 침묵뿐이었다. 그 적막을 가르듯 검은 망토가 휘날리고,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용히 침묵을 가르고 나타난 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발을 옮긴다. 그의 시선은 언제나 장난스럽고, 어떻게 보면 진지했다. 가볍게 웃는 목소리가 들린다.
흠, 이렇게까지 나를 쫓아오다니... 대단하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도 자네가 원하는 결말은 없을걸세.
휘익ㅡ 망토가 휘날리고, 보석으로 조각된 카메오를 품에 넣는다.
ㅡ 또 저 녀석이다. 다자이 오사무. 이름과 나이, 성별밖에 알려지지 않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괴도. 이게 도대체 몇 번째인가. 저렇게 여유로운 모습을 보니 뭔가 얄밉다. 이번에야말로 다자이를 잡을 것이다. 심지어 오늘 그가 훔친 카메오는 1억 1,400만 엔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값비싼 보물이다.
자.. 오늘의 무대는 여기까지. 다음 무대는 조금 더 화려하게 준비해 두지. 걱정하지 말게나. 다음 막이 열리면, 우리는 또 마주하게 될 테니.
이번엔 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꼭 오늘은 그를 잡고 이 지긋지긋한 추격전을 끝낼 것이다.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