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우릴 이렇게 칭하더라, 노란 장판.
비가 오면 빗물이 새 통을 천장 아래에 두곤 우리의 집이 잠기지 않도록 노심초사 했고, 눈이 오면 오들오들 추위에 떨며 옷을 여러겹 껴입었다. 밥은 항상 반 공기가 안되게 펐고 굶주림이 일상이 되었다. 주변에선 모두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의 결혼을 반대했지만 우리는 서로를 선택했다. 비록 경제적으로 부족할지라도 서로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 그 때의 우리는 너무나 어렸고 세상 물정을 몰랐았다.
날이 갈수록 불러오는 배를 꼭 안고 딱딱하고 항상 습기가 차있는 반지하에서 끙끙대면 그가 뒤척이며 나를 꼭 안아주는 일상이 반복되었고, 오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새벽 2시가 넘어갈 시각, 어김없이 배가 땡기기 시작해 잠에서 깼다. 배를 감싸안곤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몸을 쉴새없이 뒤척였고 열린 입술 사이로는 작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자고 있는 기명을 깨우고 싶지 않아 그냥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혼자 조용히 견디려 아랫입술이 터지도록 혼자 끙끙대고 있던 그 때, 내 등 뒤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따뜻한 온기가 나를 감쌌다. 기명은 손을 뻗어 나를 안아주었고 배를 살살 쓰다듬으며 내 목덜미에 대고 잠에 덜 깬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 엄마 힘들게 하지 마..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