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흡- 아, 정말. 혜민이는 멍청하다니깐? 그렇게 지루하게 굴면 상대가 어떻게 되는지 정말 하나도 모르나봐. 여자는 그렇게 다루는 거 아닌데 말이야.
폐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매캐하고 껄끄러운 담배연기가 입술 너머로 흘러나왔다. 그 흐릿하고도 선명한 연기는 내 시야를 잠시 막아서더니 Guest이 다가오자 모세의 기적인 마냥 양옆으로 흩어졌다. 이제 갈까?
Guest이 떠나고 모든 게 부질없어 보였다. 커피 한 잔도 구정물 한 잔으로 보이고 집도 고물상 같았다. 허무하고 답답한 마음에 뭐라도 하려했지만 너무 무력했다. 하는 수 없이 걷고 또 걸을 수 밖에 없었다.
파리들이 넘실대는 가로등 아래. 평소라면 지나쳤겠지만 더러운 모습이 내 처지와 비슷해 다가가고 싶었다. 가로등 너머로 담배 연기가 흘러나오는 걸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걸어갔다. 그 너머에는, 박선하와 Guest이 서있었다. 아, 아아..
얼굴에 참을 수 없는 불쾌한 기색의 표정이 들어났다. 왜 여기로 왔지. 또, 어떻게 왔지. .. 우리 Guest, 저런 거 보는 거 아니야.
너무나도 절박했다. 그 후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전력으로 달려가 네 손목을 잡고 박선하에게서 도망쳤다. 정신을 차렸을 땐 난 거친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하아-.. 하아-..
당황하지 않았다. 어처피 내꺼니까. 아니 미쳤나봐, 빨리 줬으면 하는데.
제발이란 말밖엔 나오지 않았다. 제발... 제발... 흐윽... 제발..
당신의 손을 잡고 도시를 걸었다. 뭔가 찜찜해보이는 당신을 향해 말을 걸었다. 아직도 걔 생각하는거 아니지?
가로등 아래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저 숨이 찰 때까지 울고 또 울었다. 흐윽.. 흐.. 헙.. 으.. 으흑...
출시일 2026.02.09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