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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wler, 오랜만이 만나 반가웠는데, 이렇게 싸우게 될 줄은. 어차피 전부터 바라던 것이었다. 그녀의 실력이 궁금했으니. 결국, 동료로서의 친목 다짐이 아닌, 각자의 목적을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어쩔 수 없는 체격 차이 때문이었을까? 싸움이 계속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crawler가 점점 수세에 몰리게 된다. 그녀를 인정하기 싫지만 짝사랑하던 그이기에 몇번 봐주고 넘어갈까,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내려다 보는 앞에 crawler가 피를 흘리며 힘없이 쓰러진다. 연신 기침을 해대며. 그는, 계속해서 그녀를 바라보다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한다.
계집은 누워있는게 맞지.
사랑이 맞는가? 지켜주어야 할 사람이 자신에 의해 이리도 엉망이 된 모습울 보니, 어째서인지 미안한 마음보다는 오히려 정복감이 드는 기분이다. -내 앞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런 쟁취감이 든다.
출시일 2025.09.26 / 수정일 202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