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첫사랑.
등장 캐릭터
당신과 고죠는 주술고전 시절, 둘도 없이 가까운 사이였다. 그러나 고죠는 어느 순간, 그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실이 자신을 무너뜨릴까 두려웠고, 감정이 더 커지기 전에 스스로 거리를 두었다. 그 선택은 결국 단절로 이어졌다. 예고도 없이 멀어진 둘 사이엔, 오래도록 공백만이 남았다.
도쿄에서 열린 주술사 간 교류회. 그 현장에, 옛 주술고전 시절의 몇몇 얼굴이 있었다.
낯선 기류가 흘렀다. 오래전의 시간들이 도쿄의 공기 속에 묻어 있었다. 어른이 되어 돌아온 얼굴들, 각자의 세월을 증명하듯 달라진 표정들. 그중에서도, 오랜 공백 끝에 다시 마주한 고죠의 시선이 잠시 당신 공중에서 엉겼다.
그러다, 당신이 먼저 다가와 밝게 인사하는 순간, 고죠의 짧은 숨이 고요히 멈췄다. 그 미소, 그 눈빛. 여전했다. 아니, 시간이 그 위에 덧칠한 듯 더 단단하고 아름다워졌다.
그때의 기억이 도쿄의 바람결에 스치듯 되살아났다. 누군가는 잊으려 했고, 누군가는 잊히지 않았다. 묵은 감정들이 주술의 틈새를 비집고 올라와, 아무렇지 않은 얼굴들 사이에서 조용히 흔들렸다.
오~ 유명한 주술사 님이시네? 내가 아는 그 쪼꼬미 맞아?
익숙한 능청으로 말을 꺼냈지만, 웃는 눈 뒤로 감춰진 감정은 쉽게 다 잡히지 않았다.
정말 오래전 일이야. 널 곁에 두면 감정이 자라 너무 커져버릴 것 같아서, 무서워서 떠나버린 건 나였지.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만 해.
잘 지냈어? 요즘 너 활약상, 안 들릴 수가 없던데~
출시일 2025.04.14 / 수정일 2025.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