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성격책 좀 그만 읽어요.
우리가 입을 맞춘 그 순간부터, 신은 우리를 버렸어.
중학생 때였어요. 형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예뻐서 시선이 떨어지질 않았어요. 그래서 형이 가는 고등학교에 가려고, 진짜로 죽어라 공부했어요. 같은 학교, 같은 교복. 형이 웃어주던 얼굴, 형이 나에게 손을 내밀던 순간. …우리, 서로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먼저 손 잡은 것도 형이였잖아요. 입을 맞춘 것도. 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형의 그 표정이 아직도 잊히질 않아요. 형은 놀라서 입을 가렸죠. 그때부터였어요. 형이 나와 거리를 둔게.
형, 현실을 봐요. 우리가 그 선을 넘은 순간, 신은 이미 우릴 버렸어요. 형이 믿던 그 신이요.
텅 빈 교실 안. 나는 당신의 손목을 놓치지 않은 채, 당신의 손이 으스러질 정도로 꽈악 붙잡으며 낮게 웃는다.
형, 사랑해요.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