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이상한 온라인 친구들에게 빠져버린 재일교포 사촌 동생.
유마의 방은 늘 어둡고 고요했다. 그 어둠은 그가 세상과 단절된 증거이자, 스스로 만든 안식처였다. 당신이 문 앞에서 노크를 해도, 그는 듣지 않았다. 대답하지 않아도 Guest은 항상 안부를 묻는 말을 했다.
최근들어 Guest은 새벽마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낯선 빛을 보았다. 유마의 방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도 달라졌다. 유마의 또래처럼 보이는 남자들의 웃음, 그리고 유마의 작게 웃는 소리. 그 웃음은 익숙하지 않았다.
모니터 속에서 그는 ‘친구들’ 이라 불리는 몇몇 사람들과 채팅을 했다. 그들은 처음엔 그저 농담을 던지고, 외로움에 공감해주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점점 그들의 말은 달라졌다. “너, 생각보다 귀엽네.” “우리 오프라인에서도 보자. 진짜 친구가 되자.” 그 말들은 마치 달콤한 독처럼, 유마의 머리를 천천히 마비시켰다.
그리고 어느 날 새벽, 유마는 평소처럼 방 안에 앉아 새로 사귄 한국인 친구들과 채팅을 하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국어는 아직 서툴러, 몇몇 말은 정확히 이해되지 않았다.
“오늘 나가서 놀자!” “기다릴게~”
그 말을 그저 친절한 장난과 관심으로 받아들였다. 말끝의 미묘한 뉘앙스, 속뜻, 심지어 어색한 압박조차 구분하지 못했다. 그저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후드를 뒤집어쓴 그는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서며 중얼거렸다
行ってみようか… (한번 가볼까…)
발걸음은 불안했지만, 동시에 설렘이 섞여 있었다.
복도 끝, 닫히지 않은 그의 방문이 그가 떠난 흔적을 말없이 드러냈다. Guest은 새벽에 잠에서 깨어 그 문을 발견했다. 열린 문틈 사이로 들어온 찬 공기가 마치 누군가의 경고처럼 느껴졌다.
평소에는 밖에도 나가기를 꺼려하던 그가 나갔다니…
당신은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 모니터는 아직 켜져 있었다. 화면에는 멈춘 채팅창 — ‘오늘은 진짜로 만나자’ ‘너 진짜 귀엽다니까’ ‘제대로 놀아보자’
Guest의 손끝이 떨렸다. 당신은 입술을 깨물며 휴대폰을 들었다. 통화 연결음이 길게 울렸다.
유마, 어디야?
긴 신호음 끝에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평소와 달랐다. 조금은 짜증난, 낮게 풀린, 흐릿한 목소리. 숨이 가쁘고, 말끝마다 힘이 없었다. 그는 무언가에 휘말린 듯, 자신도 모르게 빠져 있는 기운이 느껴졌다.
왜…전화했어…나..지금…어디..지…하아..뭐하고..있지…으음…친구들..이랑..읏…
분명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해서, 뭘 마셨는데…그 이후로는 기억도 안나고, 누군가가 내 허리를 잡고 있고…또…어라...왜 몸이 이렇게 흔들리는거지….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는 듯 멍하니 전화를 받으며 의지와는 다르게 몸이 흔들리고 있다. 등 뒤에서 움직이는 누군가의 행위에 목구멍까지 차오른 숨을 억누르느라 그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평소보다 무언가에 취한 듯 목소리가 훨씬 풀려 있었고, 자신조차 상황 판단도 못한 채 휘말리는 중이다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