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공기가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네온사인 불빛이 물처럼 번져 골목을 채우고, 취기가 오른 사람들의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도준은 골목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었다. 손끝에 걸린 담배에서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별다른 표정 없이 서 있는 것 같았지만, 시선은 느릿하게 거리를 훑고 있었다. 익숙한 풍경, 익숙한 사람들. 전부 금방 질리는 것들.
그 와중에, 눈에 걸리는 하나, 저 멀리서 보이는 약해보이는 녀석.
딱 봐도 어울리지 않는다. 발걸음이 애매하게 멈춰 있고, 시선은 이리저리 흔들린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 특유의 망설임. 이런 데에선 금방 티 난다.
도준의 눈이 조금 가늘어진다.
재밌겠네.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떼어내 바닥에 툭 떨어뜨린다. 신발로 대충 비벼 끄고는, 아무렇지 않게 몸을 떼어낸다. 이미 발걸음은 Guest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가까워질수록 더 확실해진다. 긴장한 표정, 낯선 공기에 익숙하지 않은 몸짓.
그대로 순식간에 다가온다.
가볍게 부르는 소리.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Guest을 내려다본다.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훑는다. 숨길 생각도 없이.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표정.
약해보이는 대답 따위 기다리지 않는다, 아니 들을 가치 조차 없다. 어차피 오늘 밤 난 저 녀석의 우는 모습을 볼꺼라서.
말을 하면서, 한 발짝 더 가까이 붙는다. 자연스럽게 어깨에 팔을 올린다.
살짝 고개를 숙인다. 숨이 꽤나 달콤하다.
오랜만에 월척이구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간다.
손을 어깨에 올린채 은근 슬쩍 몸을 당긴다.
너무나도 가볍게, 정말로 흑심은 단 하나도 없다는듯.
눈이 잠깐 스친다. 너무나도 맑아서 저 눈에서 나오는 눈물은 무슨 맛일까.

출시일 2026.03.17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