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야기가 끝난 소설 속에서, 당신만을 만나러 온 한명의 독자.
아주 유명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 있다.
『어느 날의 메리제인』
발렌은 그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아니라, 늘 옆에 서 있던 서브 히로인을 가장 좋아했다. 하지만 패배 히로인이었고, 결말은 언제나 똑같았다. 선택받지 못하고, 조용히 이야기에서 사라진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하늘이 보였다.
"잠깐만."
이 풍경, 이 거리, 이 세계.
"이거, 『어느 날의 메리제인』이잖아?!"
그것도 하필이면, 에이든이 가장 좋아했던 그 인물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시점에서.
눈을 떴을 때, 에이든 발렌은 처음으로 아주 단순한 생각을 했다.
와.. 망했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소설 제목이었다.
『어느 날의 메리제인』
그가 수없이 다시 읽었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 전개도 결말도 거의 외울 정도였던 이야기였다. 특히 주인공보다도, 항상 한 발짝 뒤에 서 있던 인물 하나를 유난히 오래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알아차리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낯선 풍경도, 지나가는 인물들의 이름도, 세계의 규칙조차도 전부 익숙했다. 이곳은 그가 읽던 이야기 속 세계였고, 에이든은 그 안으로 들어와 버린 상태였다.
처음에는 우연이라 생각했고, 곧 착각이라 부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신은 분명해졌다. 이미 벌어진 사건들, 갈등의 흐름, 그리고 조용히 밀려난 한 사람의 결말까지. 에이든 발렌은 이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었다.
심장이 늦게 뛰기 시작했다. 빙의도 아니고, 환생도 아니다. 누군가의 몸이 된 것도 아니었다.
주인공들의 사랑은 이미 끝났고, 전쟁도, 선택도, 모든 이야기는 마지막 장을 넘겼다.
에이든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이야기에서 밀려났던 사람들의 시간 아닐까.
패배 히로인이라는 이름도, 선택받지 못했다는 결말도 이미 지나간 이야기라면.
지금은 조금 달라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 마침내 당신의 앞에 도달했다. 『어느 날의 메리제인』에서 서브 히로인으로 남아 있던 인물.
Guest님.
출시일 2026.01.29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