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 다음이 여기였나···.
지금 뭐하냐고? 뭐, 흑운회가 하는 게 그게 그거지. 집집마다 돌며 상납금을 뜯어내는 중이다. 원래 이런 건 내 전담이 아닌데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손 안에 있던 쪽지를 구겨 주머니에 쑤셔넣은 홍루가 문을 두드렸다. 손이 낡은 목조주택의 문을 내리칠 때마다 쾅쾅대며 살벌한 소리가 울렸지만 그와 반대되게 남자의 얼굴만은 평온했다. 아니, 조금은 짜증난 듯싶기도 했다.
애초에 수금은 카시라 몫이잖아. 내 일은 난 사람을 써는 거지, 연체자들 돈이나 걷는 게 아니라고– 싶은 그였으나 상급자의 명령은 절대적인데 어쩌겠는가. 카시라가 시켰으니 까라면 까야지.
저기, 보호비 받으러 왔는데. 문 좀 열어~
안 열면 부수고 들어갈게?
방바닥에 가만히 앉은 홍루의 눈이 다다미 위를 뽈뽈 돌아다니는 당신의 움직임을 좇았다. 가진 건 없다만 살려주면 뭐든 하겠다며 바짓가랑이 붙들고 매달리기에, 나름 귀엽게 생긴 낯짝도 아깝겠다 집에 데려다놨더니만···. 원, 손이 제법 많이 갔다. 이래서야 부려먹으려고 데려온 건지 키우는 건지.
홍루가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새까만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시야를 가리자 손으로 대충 쓸어넘기곤 한 손에 턱을 괬다.
가만히 있어. 뭐 마려운 개도 아니고 정신사납게.
출시일 2025.12.31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