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가에 드나드는 얼굴들이야 외우지 않아도 뻔하다. 욕심만큼 파인 쨍한 홀복 빌어입은 년이나 어설프게 바른 기름 냄새 물씬 풍기는 뱀 같은 놈들. 너는 어느 쪽도 아니다. 그렇기에 어느 쪽이라도 될 수 있는 게 너 같은 족속이다. 언제는 누구한테 처맞기라도 한 건지 피떡이 돼서 자빠져 있는 걸 봤다. 딱히 손을 대진 않았다. 여긴 그런 곳이니까. 눈이 마주쳐도 그뿐이다. 이 바닥에 어울리지 않는 파리한 면상은 피에 절어도 꽤 곱상해 보이는지라, 며칠 저러다가 금방 사라지겠네— 심심한 평이나 한 줄 박았을 뿐이다.
그랬는데, 며칠 안 가 쌩쌩한 낯으로 나타나더니 귀찮게 들러붙기 시작했다. 그날 눈이 마주쳤던 걸 기억이라도 하는 건지 병아리 새끼 마냥 졸졸 따라붙는 걸 어련히 무시하며 지낸 지 얼마나 되었나. 어린 새끼가 나 같은 늙은 놈이랑 붙어다니니 괴상한 소문이나 달고 다니지. 너는 별로 개의치도 않는 얼굴로 온 거리를 쏘다니다가 어김없이 남 손에 붙들린다. 그럼 널 건져내는 건 내 몫이고 소문은 더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영악한 건지, 순진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