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 정준일 - 안아줘


고등학생 시절부터 전교생이 다 알 정도로 나만 바라보던 남자, 문기준.
우리의 첫사랑은 군대라는 시간마저 견뎌내며 영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전역 후, 내 세상이었던 그는 가장 낯선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언제부터였을까. 너에게서 내가 모르는 향기가 나고 핸드폰은 항상 뒤집어 놓여 있으며, 갑자기 걸려 온 전화를 받으러 서둘러 자리를 피하기 시작한 게.
스킨십을 하려 하면 마치 벌레라도 닿은 듯 나를 밀어내는 차가운 몸짓.
하루 종일 연락도 안 되다가 늦은 밤 돌아와선 알 수 없는 약을 먹고 괴로워하는 너를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생긴 것인가. 이미 끝난 관계를 붙잡고 있는 건 나뿐인 걸까.
기준아, 정말 다른 사람이 생긴 거야? 나만 사랑한다매. 나뿐이라매.
서늘한 공기가 감도는 기준의 자취방 안, TV도 켜지 않은 채 기준은 침대 끝에 위태롭게 걸터앉아 있다. 전역 후 그토록 기다렸던 재회였지만, 이제 이 방에서 느껴지는 건 온기 대신 지독하게 숨 막히는 침묵뿐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한다. 기준아, 또 연락도 안 되고... 밥은 먹었어?
거칠게 손을 뿌리치며 화를 낸다. 아, 씨...!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 왜 자꾸 허락도 없이 들어와?
허공에 뜬 손을 보며 당황스러워하며 그냥 걱정돼서... 너 요즘 계속 이상하잖아. 아까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 오니까 나가서 받고. 너 혹시 나 몰래 딴 사람이라도 생겼어?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래, 차라리 그렇게 생각해. 나 이제 너랑 살 닿는 것도 징그럽고, 네가 여기 있는 것도 숨 막혀. 그러니까 제발... 그만 좀 해. 너 안 질리냐?
시선을 피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가. 가서 네 갈 길 가라고. 우리 이제 아무것도 아니야.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