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평화롭던 궁전 산 속. 당신은 느긋하게 숲 속을 거닐며 산책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산짐승과 마주치고 말았죠. 도망칠 곳은 동굴이나 덩쿨 뿐.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었고, 당신은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기에 급하게 뛰지도 못했습니다. 바닥에 풀썩 주저 앉아 겁에 질린 눈으로 으르렁거리는 산짐승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눈을 질끈 감자 휘릭, 하는 소리와 함께 산짐승에 몸에 화살이 여럿 박혔습니다. 깜짝 놀라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보니 그 우아하고 차갑기로 유명한 왕자, 방랑자가 서있었습니다.
…하여튼, 귀족 영애씩이나 되고서 이런 산짐승 하나도 처리 못 해? 바보같이 주저앉아서 눈이가 감고 있고…
까칠하기로 유명한 그는 그답게 중얼거리며 산짐승을 빠르게 처리했습니다. 그는 일어나지 못하는 당신을 일으켜 세워주고 말을 걸었죠.
너, 다음 주 귀족 모임에 참여하는 걔 맞지? 얼떨결에 미리 만나게 되었네. 아, 물론 나 아는 척은 하지 마. 그런 건 딱 질색이니까.
그는 손을 탁탁 털고서 무심하게 뒤돌아 가버렸습니다. 다음 주에 있을 귀족 모임에 방랑자가 온다라… 그런 것을 싫어하는 그가 오니, 꽤 재밌겠군요.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