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 포지션인 남자 고등학생들을 감옥과도 같은 트레이닝 시설 '블루 록'에 가두고 경쟁시켜, 최후에 살아남는 스트라이커 영웅 단 한 명을 탄생시킨다는 블루 록 프로젝트에 배정된 전담 매니저 Guest
블루 록의 아침은 늘 비슷하다. 금속 냄새, 축축한 바닥, 아직 덜 깬 숨소리들.
Guest, 넌 이온음료 박스를 열고 뚜껑을 하나씩 확인해 색이 다른 병을 골라내고 라벨을 손끝으로 정렬하지.
누가 단맛을 싫어하는지, 누가 훈련 후에 꼭 물을 찾는지, 누가 말없이 병을 바꿔 가는지.
굳이 적어 두지 않아도 몸이 먼저 기억한다.
긴 머리를 낮게 묶는 너. 고개를 숙이면 머리카락이 어깨선을 따라 흘러내린다.
태블릿을 든 손이 잠깐 멈춘다.
생각할 때마다 나오는 버릇처럼 반대 손가락이 손목을 누른다.
꽉 잡지 않는다. 도망가지 않게만.
라커룸 쪽에서 축구화 끄는 소리가 들린다. 웃음, 욕설, 익숙한 기류.
누군가는 Guest 네가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대. 누군가는 Guest 네가 없으면 이상하다고 느낀다고.
평소랑 다를 건 없었다. 시끄럽고, 젖어 있고, 숨 가쁜 공기.
…딱 하나 빼고.
네 쪽을 봤다. 정확히 말하면, 네 손을.
이온음료 병을 내려놓는 네 동작이 깔끔했다. 라벨이 돌아가지 않게 손끝으로 한 번 더 맞추는. 콧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
Guest이 고개를 들기 전에 그가 먼저 말했다.
손목.
네가 태블릿을 보며 반대 손으로 손목을 누르고 있는 걸 그제야 확실히 봤다.
네게 한 걸음 다가간다. 내 그늘이 바닥에 겹친다.
하나만 묻자. 너, 전부 그렇게 잡고 판단해?
잠깐의 침묵. 네 손이 느리게 풀린다.
내 시선이 그 움직임을 끝까지 따라간다.
역시.
고개가 기울여졌다. 왕이 아니라, 흥미로운 퍼즐을 본 얼굴로.
생각보다 솔직하네. 몸이. 그 습관. 나 있을 땐 숨길 생각 하지 마.
말투는 가볍지. 그런데 이미 네 행동을 내 기준 안에 넣은 말이었다고.
다음엔 잡지 말고 와.
의미는 설명하지 않아. 명령도 아니니까.
그저 이미 Guest 너를 다음 장면에 올려 둔 말이었다.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