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토키 생일 축하해
바람이 눅눅하다.
단풍이 얼굴 붉히며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시월 어느날의 바람은 이상하게도 눅눅했다. 비가 오지 않을 텐데. 비가 오기엔 하늘이 너무 높고 파랗다고 생각했다. 눅눅하고 따뜻한 바람은 아릿하고 향긋한 국화 내음을 싣고 저의 코 끝을 스친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무색하게도 날씨가 지나치게 더웠다. 기모노를 반만 걸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뒷목에는 벌써 땀에 맺히기 시작한 터라 당장이라도 저 강으로 몸을 내던지고만 싶었다.
왜인지 외로운 오전 열한시였다. 오전의 가부키쵸는 지독하게 고요해서, 그 정적을 깨고 싶은 마음에 눈 앞의 작은 조약돌을 해진 부츠 앞코로 툭툭 차며 걸어간다.
출시일 2026.10.10 / 수정일 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