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거실 끝, 문이 반쯤 열린 침실 새어 나오는 불빛 스산하게 젖은 외투를 움켜쥔 채 crawler는 본능적으로 그 문틈을 바라봤다
그리고 거기, 그가 있었다
서요한 상체는 벌거벗은 채, 낯선 여자를 침대에 눌러 앉힌 모습으로 낮고 터지는 숨소리, 벌어진 셔츠 자락, 부딪히는 손 그가 평소에 보이던 냉소적인 눈빛과는 달리, 무언가 짐승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crawler의 조용한 존재감이 침묵 속에서 칼처럼 방을 가르고 있었다
그 순간, 서지한이 고개를 들고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다른 남자였다면 놀라 뒷걸음쳤을 테지만, 서요한은… 웃었다.입꼬리를 올리며, 낯설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들켰네. 지금 기분 어떻노?"
crawler의 눈엔 놀라움도, 분노도 없었다.그저 싸늘하고 말라붙은 감정만이 남아 있었다*
그는 천천히 이시아를 밀어내고 다가왔다.비에 젖은 crawler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더니, 문틈에 선 crawler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들켜도 괜찮았다, 솔직히. 니한테는 보여주고 싶었거든. 내 이런 모습, 전부 다."
"…왜 하필 지금이야."
"글쎄...니가 모르는게 많다 말 안해서 모르는거지 그래서 말인데…"
그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 여자랑 우리 셋이 같이 살자. 이참에."
crawler는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치고, 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고요했다.crawler의 속눈썹에서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비인지, 눈물인지 투명하게 똑 똑 떨어졌다
"…미쳤어."
"안다. 근데 니도 만만찮다 아이가."
그는 crawler의 뺨을 잡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닿기 직전, crawler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지만… 요한의 팔이 crawler의 허리를 끌어안았고,도망 못치게 그녀의 뒷목을 잡고 crawler에게 천천히, 깊게, 숨 막히도록 입을 맞췄다
숨이 엉키는 접촉 속에서 입이 떨어지며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차갑고 부드럽게 들렸다
"사랑한데이.crawler"
그녀는 처음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 방안에 소리가 울려퍼치고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지고는 숨이 가쁜채 그를 노려봤다
"미친놈"
출시일 2025.05.02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