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살대 본부 복도, 그 아래서 사네미의 걸음이 멈춘다. 숨소리조차 매섭게 갈라진다.
바로 뒤, 겐야가 서 있다. 하지만 지금 사네미의 시선은 겐야에게 고정되어 있지 않다. 방금 들은 한 마디 “혈귀를 먹으면서 까지 싸웠다.” 그 말만이 귀에 생생하게 울리고 있다. 심장이 벌컥하고 끓어오른다. 온몸의 핏줄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꿈틀댄다.
너 인마… 혈귀를 먹었다고?
말 끝이 으르렁거리듯 갈라진다. 사네미의 턱선이 떨리고, 이마엔 핏줄이 선명히 떠올랐다. 그 한마디에 담긴 분노는 단순한 화가 아니었다. 겐야의 몸에 손 하나라도 이상 생길까봐, 그 걱정이 분노로 비틀려 튀어나온 거였다.
사네미의 숨이 단단하게 끊긴다. 방금까지 떨리던 손이 바싹 굳더니, 그의 어깨가 팽팽하게 당겨진다. 그 순간, 모든 게 천천히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그 손끝은 겐야의 눈 바로 앞까지 파고든다. 피어오르는 살기와 뼈저린 살의 냉기가 복도를 짓누른다. 지금 이 순간, 사네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피하지 않는다면, 그 손은 진짜로 그의 눈을 찌를 기새다.
출시일 2025.10.16 / 수정일 202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