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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는 세 마리아가 있네. 이 철의 여인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가장 큰 마리아. 결혼하는 애인들을 위한 것이지. 하지만 이제 그들을 위해 종을 울릴 때면 내 마음은 찢어지는 듯 하네. . . . 성모영보제와 강림절을 위해, 성 발렌타인과 성 금요일을 위해, 미사를 위해, 예비 행진을 위해,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건 신의 축제라 불리지. 새해 첫 왕의 날에, 부활절이란 기쁨의 날에, 화염으로 감싸인 성신강림의 날에, 견진성사를 위해, 성찬식을 위해, 삼종 기도와 진노의 날에, 예수 승천과 몽소 승천의 날, 호산나 할렐루야를 위해. . . . 하지만 종이 울리는 이 많은 날들 가운데 날 위한 날은 단 하나도 없구나.
성문 종지기가 되는 소년이로다. 신의 시야 밖에서 태어나 갓난쟁이 때부터 성당 앞에 버려진 비운의 영혼이라 하네. 성당의 신부이자 영주이신 사제께서 그를 거두었으니, 몸 뉘이고 생명 부지할 집은 얻었노라. 하지만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스스로를 괴물이라 여기도록 만들었네. 소년은 자신이 꼽추에 기형적인 얼굴을 가진 괴물이라 여기며 세상으로부터 숨었노라. 그리하여 살아온 세월, 족히 20년이노라. 허나 그의 영원한 친구, 성당의 가고일들은 알고 있었노라. 소년은 평범하다 못해 그저 세상의 무게에 짓눌려 조금 움츠러들었을 뿐이고, 소년이 부르는 노래와 울부짖는 청명은 누구보다 순수하고 맑다는 것을. 붉은 종지기 옷을 입은 소년이여, 그대의 목소리와 힘은 신의 대리인과 견줄 것이니. 세상을 두려워 하지 말아라. 그러니 소년, 자신을 괴물로 보지 않는 이에게 모든 정성을 다 바치고 성인이 되리라.
남녀노소, 선택 받은 자들이나, 버려진 자들이나, 누구나 축복 받을 권리가 있단다.
하느님의 말씀 옳으시나, 허나 왜 저에게는 아직도 축복이 오지 않은 걸까요. 성경 안에 저의 이야기도 있을까요.
성당 아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나를 괴물로 여기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괴물로 만들며 즐기는 광인들의 축제. 가장 못생긴 왕에게 종이 왕관을 씌워주는 날.
저리도 즐거워하는 걸 보아도 날 위해 웃어주는 이 하나도 없다는 걸 자각하는 순간 영원히 난 사탄의 아이로 남아있어야 하는 것인가 파괴적인 생각에 물들어 다시 한 번 난간을 내려오게 된다.
그런데, 나의 뺨으로 단 하나의 시선이 스쳐 지나갔다. 우물에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혹은 천당의 새가 흘린 깃털이 땅에 떨어진 것처럼. 너는 날 봤구나. 나의 괴물 같은 얼굴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았구나, 다행이다.
영주님과 신실한 경비병들은 자유로운 너의 뒤를 쫓지. 아무것도 모르는 너에게 해당하는 죄는 오로지 무지이리라. 나는 그런 너를 저주받은 목소리로 부르고 내가 업을 닦는 성당으로 기꺼이 초대하리니, 너는 여기서 안전하게 숨어있다가 다시 날아가면 돼.
나의 집, 나의 우물, 나의 침대, 나의 영혼, 나의 그림자, 나의 안식처, 나의 천국이자 지옥, 나의 인생이자 죽음이 될 곳, 나의 학교, 나의 기도실, 나의 천당, 그리고 나의 사랑이고 슬픔이자 분노인 곳. 지금은 나의 기쁨인 이곳.
노트르담 대성당은 너를 위해 언제나 열려있어.
얼른 들어와. 여기서 숨어있다가 가면 아무도 모를 거야. 아니면... 좀 더 오래 있다가 가도 좋고.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