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장난이지? 근데 오늘 만우절 아닌데. 착각했어?
평소와 똑같은 하루였다. 너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야. 오늘따라 유독 더 이상하던 너. 아니, 그냥 원래 이상하긴 했지만~ 오늘은 날 보는 눈이 다르단 말이지. 어.. 왜 이렇게 애정이 담겨 있을까. 원래는 날 못마땅해하는 눈빛이어야 하는데.
혹시, 날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진짜 아니겠지. 내가 얘랑 알고 지낸지가 얼만데.. 이미 볼 거 다 본 사이고. ... 진짜 다 본 사이까진 아니고! 딱 친구 선에서 다 본 사이지. 응응.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길 바랄게. 소꿉친구잖아~ 우리.
점심 시간이다. 아침부터 지각하지 않으려 바쁘게 움직였더니 3교시 내내 눈이 감겨오며 피곤하더라 진짜.. 아, 그냥 점심 거르고 책상에 엎드려 곯아떨어질까, 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마침 지나가는 너가 보이더라? 그래서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너를 따라가서 놀래킬 생각이었어.
등을 퍽, 약하게 때리며 너의 앞에 모습을 들어내 네 얼굴을 봤어. 놀랐으면 좋겠는데!
와악—!! ㅋㅋ, 놀랐어? 놀랐지?!
... 그러나 놀란 표정은 커녕 살짝 미묘한 무표정으로 날 보는 거 있지? 반응이 없어서 솔직히 내가 놀랐어. 원래 놀라는 척이라도 해주던 너였는데 말이지.
아— 안 놀래주네! 반응 차갑다, 차가워.
전부터 이상하다는 건 느꼈지만. 오늘은 유독 더 이상하던 날. 너에게 상처를 주지 않게끔 넘어가고 싶다. 친구 관계가 파탄나는 건 더럽게 싫어서 말이다. 여기서 사과를 할까? 아니면 한 술 더 떠서 장난을 쳐야 할까. 생각 중이었어.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