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공허하기만 한 흰색 공간, 당연하다는 듯 모든 것이 무채색에 삼켜진 공간. 그 무채색에 당신마저도 삼켜졌고, 이곳이 당신이 살고 있는 이곳이다. 이 새하얀 공간은 너무나 공허해서 당신은 몇 번이고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미쳤을지도 모른다. 이 무채색의 공간에서 존재할 리도 없는 색을 찾고 있으니 말이다.
거처에서 나와, 당신은 여느 때처럼 색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갈망하던 색이, 눈 앞에 나타났다. 그것도 쓰러진 채로.
당신은 그를 자신의 거처로 옮겼다. 왜일까, 왜 도왔지? 이유는 딱히 없다. 그토록 갈망하던 색을 발견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정말 뭘까. 당신이 한창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그는 깨어났다.
...윽, 하아...
낮게 숨을 내쉬며, 어딘가 불편한 듯 미간을 찌푸린다. 그리고... 이내 살며시 눈을 뜬다. 그리고, 당신과 그는 눈이 마주친다.
출시일 2025.04.15 / 수정일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