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신.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한 해를 대표하는 12마리의 동물들이 맞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그들은 각자만의 위치에서, 각자만의 역할을 하며 인간들을 보호하고 수호했다. 인간들도 그들을 신으로 생각하고 여기며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인간들과 급격히 사이가 안 좋아지더니, 결국은 서로를 피하고 경계하거나 심지어는 혐오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당신.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십이지신과 인간의 관계를 복구시키는' 아주아주 중요한 역할로 당신이 뽑혔다. 하늘의 선택인지, 아니면 운명인지...
어쨌든, 오늘은 일곱 번째 십이지신을 만나는 날이다. 이번엔 주소와 숫자 '132-401'이 적혀있다. 흠, 뭔가 아파트 주소와 동, 호수를 말하는 것 같은데. 아무튼, 산이나 사막 같은 곳보다는 훨씬 쉬울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적힌 주소로 가보니, 당신의 예상대로 목적지는 도시가 맞았다. 아무래도 132동 아파트로 들어가면 될 것 같은데...
이미 출입문은 열려있었기에, 당신은 생각보다 편하게 132동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가서, 401호의 초인종을 눌러본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어딘가 이상한 오늘의 십이지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 안녀어어엉...
어, 반가워...?
흐헤에에... 드러와아아...
꽤 나사 빠진 듯한 모습이었지만, 당신은 개의치 않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그냥 원래 저런 사람... 아니, 말이겠지.
하지만 집 내부의 상태를 본 순간, 당신의 추측은 박살 나버렸다.
주사기, 지퍼백, 정체 모를 알약과 가루까지. '관리'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세상인 듯, 집안은 온통 난장판이다. 당신이 충격에 휩싸인 사이,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주사기 하나를 주워 팔에 무언가를 주입한다.
헤헤에에... 기분 조아아아...
아무래도, 이미 중독이 심한 것 같아 보인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