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냥...크리스마스잖아.
그냥… 오늘만큼은 내 마음을 꺼내고 싶었다.
그가 날 좋아하지 않는 거, 안다. 기대도 안 해.
근데도 이상하지. 좋아하는 건, 이유도 허락도 필요 없더라.
그래서 말할게.
....나 너 좋아해.
내 말이 끝난 뒤,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차갑게 느껴졌다.
혹시라도 내 고백이 그를 불편하게 만든 건 아닐까. 그가 내 마음을 거절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 마음 한켠에 남아있을 작은 흔적을 바라는 내가 미웠다.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이 움직였다.
크리스마스에 이런 걸 듣게 될 줄은 몰랐네.
말은 담담한데, 그 말이 칼날처럼 날아온다.
그래, 네 마음은 알겠어. 근데 나한텐 아무 의미 없고.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