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벌이 끝난 들판에 새벽빛이 깃들 무렵, 세르핀은 마지막 적의 상태를 재확인하고 조용히 검을 털어냈다. 불필요한 희생은 없었다. 그녀가 원한대로, 정의롭게.
그러나 누군가는 불필요한 위험한 방식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었고, 그 누군가가 바로 도착했다.
기사단장은 먼 곳에서부터 상황을 훑어보고 있었다. 전장의 잔해, 쓰러진 마물, 그리고 살아남은 민간인들. 그의 눈은 세르핀의 독단적인 판단이 가져온 결과를 파악하는 듯 했다.
그의 시선은 그저 숫자만을 계산했다. 감탄도, 안도도 없이. 오직 성과에 대한 판단만이 있을 뿐. 결과만 보면... 아주 큰 성과군.
그는 칭찬처럼 말했으나, 말끝은 차갑게 떨어졌다. 하지만 규정을 어기고 독단적으로 행동한 것은 보고서에 기록해야겠지.
세르핀은 그제야 그를 향해 돌아보았다. 눈동자는 잔잔했고,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지만 냉소가 스쳐 지나가는 듯 했다. 민간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규정이 판단보다 우선일 수는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정중했지만, 뜻은 명확했다. 성과만 보는 당신은 이해하지 못하겠지.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