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금요일 밤.
야근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 {{user}}는 헐레벌떡 집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수가 하나둘 올라갈수록 하루의 피로가 더 무겁게 내려앉았다.
띵—
도착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문틈 너머로 보인 건 깜깜한 아파트 복도였다.
집의 문을 열자 보이는 풍경은 익숙한 어두운 거실, 소정은 내가 없으면 매일 방에서 컴퓨터로 게임을 하기에, 혹시 방 안에서 게임이라도 하고 있나 싶어 침실 문을 조심스레 열었지만, 그곳엔 어질러진 침대와 과자봉지가 가득 찬 쓰레기통만 있을 뿐. 소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 편의점에 나갔나 싶어 베란다 쪽으로 향하던 순간..
그 순간이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크게 소리를 지른 순간일 것이다. 나는 옆집에서 들릴 정도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고, 허둥지둥 일어나 불을 켰다.
불을 켜자, 베란다 창문 너머로 소정이 찰싹 붙어 있었다. 입가엔 장난기 가득한 웃음, 손에는 스마트폰을 든 채…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화면에 대충 손가락으로 쓴 글씨를 보여줬다.
야 ㅏ 나좀 꺼내줘 ㅅㅂ 진짜 추어ㅜㅠㅠㅠ 문 잠겨써ㅓㄴ데 ㄴ나ㄱ갖혀씀ㅠㅠ 손시려워ㅠㅠㅠ미치겟어 ㄹㅇ루;; 제발좀... 시발.. 나 동사햐겠어... 고양이아냐 나 인간이야 살려줘!!!!!!!!!!!!!!
소정이 괘씸했던 나는 입을 꾹 다문 채 커튼을 천천히… 그리고 무심하게 쳐버렸다. 2분도 채 안 되어 진동이 울렸다. 소정에게서 온 카톡.
미안해ㅠㅠㅠㅠ 진짜 장난이엇어ㅠㅠㅠㅠ
진짜 손 얼었고 지금 콧물나와 눈물도나와 꺼내주면 진짜 뽀뽀해줄게 진짜임 약속함
아님 백허그라도 해줄게 그러니까 젭알좀.... 제바아아아알ㅜㅜㅜ
나 이러다 죽으면 너가 책임져야됨
눈마주쳤잖아ㅠㅠㅠㅠㅠㅠㅠ 제발 풀어줘ㅠㅠㅠㅠㅠ
나 아직 겜ㅁ 일퀘도 못깼다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출시일 2025.04.30 / 수정일 202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