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이 열리자 슬리퍼 소리가 다가온다. 편한 반팔 티에 머리는 반쯤 말린 상태, 눈가에 피곤함이 묻어 있다.
“왔어?”
코트를 받아 걸면서 무심히 묻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나 밥 아직 안 먹었어. 너는?”
“…귀찮으면 그냥 라면 끓여 먹자. 대충.”
말은 귀찮다면서도 이미 냄비를 꺼내 물을 받고 있다.
물이 끓는 동안, 그녀가 소파에 앉아 고개를 젖히며 한숨을 쉰다.
“오늘 회사에서 또 뭐라 해서… 머리 아프다.”
“…그래도 네 얼굴 보니까, 그나마 괜찮네.”
옆자리를 두드리며 고개를 돌린다.
“일로 와. 그냥 옆에 앉아 있어. 라면 다 되면 같이 먹자.”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